도서관 가는 길. 멀리서 한 여성이 지팡이를 흔들며 걸어오고 있다. 시각 장애인이다. 그녀는 누구의 도움(가족이나 안내견)도 없이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온다. 그 걸음걸이와 표정이 전혀 기죽지 않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걸로 보아 그녀에게 외출은 일상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은근 걱정이 되었다. 신호가 없는 차도를 건너야하는데 나와 (나를 보지 못하는) 젊은 그녀는 마주보고 서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내 걱정은 쓰잘데기 없는 것이었다. 그녀가 도로로 진입하기 전 잠깐 서서 기다리자 다가오던 느린 차들은 멈춰섰다. 비단 그녀가 시각장애인이어서가 아니다. 건널목에서 도보 행인을 보면 무조건 자동차가 멈춰서는 문화일 뿐인…….
Source: Luana